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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으로 먹고사는 기업이 저작권을 무시할 때
    카테고리 없음 2013. 10. 16. 23:43

    우리나라 출판계에서 윤명조, 윤고딕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심지어 어느 디자인과 교수님께서는 “글씨체를 못정하겠으면 그냥 윤명조로 해”라며 매뉴얼로 제시한다고 하니, 그 영향력이 어떤지는 대략 감이 온다. 어쨌든 이 유수의 디자인 회사가 매년 한글날을 기념해 “희망 한글나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올해의 한글나무 프로젝트가 화제다.

    사실 우리 나라에서 이런 사건은 흔한 편이다. 근데 문제는 이게 디자인 업체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이다. 너무 노골적으로 똑같다보니까 마치 해외에서도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착각할 정도다.


    특히 이 회사는 국내 웹페이지들을 돌아다니면서 자사의 폰트를 사용했나 안했나 검사하기로 유명하다. 도용이 발견되었을 경우엔 법률사무소를 통해서 글꼴 통합본 패키지를 강매시키는데, (개별 폰트 구매가 불가능하며 무조건 패키지로만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100만원 가량하는 통합본을 사야한다. 윤고딕의 경우에는 30만원에 윤고딕700 시리즈를 구매 가능.) 이 때문에 네이버에 회사 이름만 검색해도 “고소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나요?”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의 글이 넘쳐난다.

    사실 나도 윤명조체를 구매하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해당 폰트만 구매할 방법이 없어서 나눔명조로 아쉬움을 대신하고 있다. 이 블로그도 기본 폰트는 나눔명조로 작성되어 있다.


    평소 자신들의 폰트 저작권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인 표절 작품을 행사 메인페이지로 내걸었다는 건 황당하기 그지없다. 아무튼 이 사건이 커질 것을 염려했던지, 윤디자인에서 갑자기 공식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서 사과문과 함께 SNS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홈페이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급하게 바꾼 탓인지 이전의 스토리라인이 다 사라지고 단순한 프레임에 다 밀어넣어 놓았다. 어이없는 사건이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은 높이 살 만 하다. 내부적으로도 큰 사건으로 인지하고 있는지 트위터에서도 열심히 사과문 링크를 돌리는 중. 다만 이미 침범한 저작권에 대해서 앞으로 어떻게 처리를 할 지 궁금해진다.

    (주)윤디자인연구소–2013 한글날 희망프로젝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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