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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 요코하마의 어느 라멘집. '카에다마'는 면 추가.Review/Trip 2013. 4. 26. 03:30
본래는 요코하마의 맛집으로 유명하다는 “이에케 라멘”을 가려던 참이었다.
나는 일본어를 하나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일단 구글에서 찾은 주소와 가는 길을 옮겨적고 숙소를 나섰다. 요즘은 GPS가 달린 스마트폰이 있는 세상이니까 큰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중구 오오타쵸토호 빌딩 1층 (이에케 라멘)> 그런데, 구글맵이 나를 이끄는 곳으로 가보니 이에케 라멘집을 찾을 수가 없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시간도 늦었고 배도 고프던 차에 할 수 없이 주위에 보이는 일본 라멘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얼마 걷지 않아 손님들이 꽤 많은 라멘집을 발견했다. 입구에 자판기가 있는데, 자판기에서 라멘을 골라 티켓을 발권해서 들어가면 된다. 처음에는 일본의 자판기 문화에 익숙하지않아, 그냥 들어가서 멀뚱멀뚱 앉아있었던 적이 있었다. 한국처럼 종업원이 다가올 줄 알았는데, 다행히 친절한 종업원이 자판기가 있다고 가르쳐줬었던 적이 있다. 그뒤로는 일본에서 식당을 들어갈 때면 먼저 자판기부터 찾아보게 된다.
자판기가 있어 말로 주문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편리하지만, (나는 일본어를 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일본 점원은 영어를 하지 못한다.) 문제는 글자도 모르기 때문에 저렇게 써놔서는 뭔지 알 길이 없다. 종업원을 직접 만나면 Body Language라도 되니, 때로는 말로 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아무튼 이럴 때는, 그냥 스폐셜 메뉴를 시키면 부족한 것 없이 나온다.
내가 주문한 이 집의 스폐셜 라멘. 다른 종류의 면이 2가지가 들어가있어 특이했다. 한참을 먹고 있는데, 옆에서 라멘을 먹고 일어나던 아저씨가 나를 툭 치면서 “카에다마 카에다마”라고 한다. 주방을 가리키면서. 뭘까? 왜 나한테 그러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기분 나쁘거나 조롱하는 것 같은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오히려 알 수 없는 유대감 같은 게 느껴졌다. 그래서 순순히 아저씨가 시키는대로 주방에다 대고 “카에다마”라고 했더니, 무려 처음 나왔을 때와 같은 양의 면을 더 가져다 주었다. 그때서야 카에다마 - 면추가 라는 뜻임을 알았다. 생활 속에서 가장 강렬히 배운 한마디 일본어. 카에다마.